Energy-가스 하이드레이트(청정 에너지)
가스하이드레이트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21세기의 새로운 청정 에너지원으로 외관이 드라이아이스와 비슷하며 불을 붙이면 타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불타는 얼음(Burning Ice)이라고도 불린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기온이 낮고 압력이 높은 상태(예 : 0℃ 26 기압, 10℃ 76 기압)에서 저분자량의 가스나 액체가 물과 화학적 결합이 아니라, 구조적 엉킴과 유사한 물리적 결합에 의해 고체상태의 결정으로 존재하는 화합물을 말한다고 한다. 수소결합에 의해 3차원의 격자구조를 형성하는 물을 주체(Host)라고 하며 이렇게 형성된 동공에 포집되는 가스나 액체를 객체(Guest)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까지 약 100여 종의 객체가 밝혀졌으며 대표적인 물질로 메탄, 에탄, 프로판과 같은 천연가스 성분과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와 같은 대기성분의 일부 및 프레온이나 휘발성유기화합물, 그리고 일부 에스테르, 아민 등이 존재한다. 하이드레이트는 각 객체에 따라 존재 가능한 온도, 압력, 조건이 다르며 적절한 온도, 압력 조건이 파괴될 경우 원래 상태의 주체와 객체로 갈라지게 되는데 이를 해리(dissociation)라고 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외관상으로는 얼음과 비슷한 고체의 물질이나, 결정구조나 그의 물리적 특성은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인다. 고압과 저온의 조건에서 물분자간의 수소결합으로 형성되는 3차원의 격자구조에 동공(cavity)이라는 빈 공간이 생기고 이 동공에 메탄, 에탄, 프로판, 이산화탄소, 질소, 산소 등의 저분자량 가스 분자가 물리적으로 결합하여 생성된다. 하이드레이트는 보통의 화학결합이 아닌 물리적으로 얽힌 구조의 물질이기 때문에 화학결합을 위한 별도의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가스(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로서 떠오르기 시작하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1930년대 이미 발견되었으나 기존 화석연료가 풍부하였고, 당시의 과학기술로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화석에너지가 첨차 고갈되어 감에 따라 에너지원의 다양화가 시급해졌다. 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의 매장량의 약 100배인 10조 톤이 넘는 매장량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대체에너지로서 매우 매력적이다.
지구 온난화와 그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개발이 필요하게 되었고 연소시 이산화탄소의 발생량 적은 가스 하이드레이트라는 자원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연소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현재 사용 중인 휘발유에 비하여 적은 0.7배정도이며, 알콜은 물론 기타 다른 탄화수소 가스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발열량도 또한 높다. 따라서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온실가스 감축과 대체에너지 개발의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렇다면 1L의 얼음 속에는 얼마나 많은 가스를 담을 수 있을까? 기체가 고체로 변할 때, 165∼215배 정도 압축된다는 이론을 적용하면 약 200L의 가스를 담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로 엄청난 양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오늘날 과학자들은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21세기 가장 가능성 있는 신 에너지 자원으로 주목하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러시아의 시베리아 같은 영구동토지대와 심해 해저의 퇴적물 또는 퇴적암층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하이드레이트는 온도가 매우 낮고 압력이 높은 고압상태에서 살얼음과 비슷한 버석거리는 고체 상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심해 퇴적층과 영구동토 지역에서 주로 나타난다. 러시아, 캐나다, 일본 등이 공동 연구한 바에 따르면 하이드레이트는 캐나다 북쪽의 비포트해를 비롯, 베링해, 오호츠크해, 우리나라의 울릉도 및 독도 부근 해저에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
울릉도 및 독도 부근 해역에서 세계 5번째로 심해저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실제로 발견되었다. 울릉분지 지점의 깊은 해저층에서 구간이 130m에 달하는 초대형 가스하이드레이트 구조를 발견하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1980), 일본(1989), 인도(2006.7), 중국(2007.6)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심해저 심부시추로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을 확인한 국가가 됐다. 울릉분지의 130m 구간의 가스하이드레이트 구조는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시추에 성공한 일본, 인도, 중국의 구조보다도 훨씬 큰 대형구조로 확인되어 시추에 참가했던 외국 기술진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2번에 걸친 시추로 울릉분지내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이 국부적인 현상이 아니라 막대한 양의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동해 울릉분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을 실제로 확인했다. 2번째 시추 위치는 외국기술진의 도움없이 순수 국내 연구기술진의 탐사기술만으로 예측한 지역으로 국내 탐사기술의 높은 수준과 우수성을 확인하였다.
시베리아, 알래스카 등 영구동토지역과 수심 300m이상의 심해저에 주로 존재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는 그동안 국내 동해에 국내 가스소비량 30년분에 달하는 약 6억톤, 전 세계에는 약 5000년 사용가능한 양인 약 10조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상업화 시점은 2015년 이후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스하이드레이트 응용기술의 상용화는 이보다 앞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스하이드레이트의 형성원리를 응용하면 온실가스 감축, 수소 및 천연가스 수송·저장 등 다양한 기술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해수 담수화 등 가스하이드레이트 응용기술의 상용화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면 3년 이내에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 1㎥는 상온·상압에서 172㎥의 가스와 0.8㎥의 물로 해리된다. 따라서 미량의 물을 첨가하고 가압하면 메탄의 경우 170배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CO2), 육불화황(SF6), 수소불화탄소(HFCs) 등의 분리 및 회수 처리가 가능하다. 이산화탄소의 경우 기존의 흡수법, 막분리법, 흡착분리법 등 다양한 분리 및 회수 기술이 개발돼 적용되고 있지만 높은 설치비와 운전비 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분리 및 회수방식은 친환경 청정기술로서 기존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천연가스는 일반적으로 -162℃에서 액화시킨 상태(LNG)로 저장, 운반되고 있기 때문에 생산, 수송 및 저장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하지만 가스하이드레이트라면 -15℃에서 저장 및 운반이 가능해 LNG보다 23% 가량 비용 절감효과가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성원리를 이용하면 해수의 염분을 제거해 순수한 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구촌 물 부족 문제 해결에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미래 대체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수소 또한 기존 방식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저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상용화하기까지는 기술적인 문제뿐 아니라 심각한 지구온난화를 초래할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가 넘는 온실가스다. 또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물과 가스가 물리적으로 결합돼 있어 쉽게 분리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개발 또는 저장·수송 과정에서 메탄이 방출되면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기술적인 면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